피부는 왜 햇볕에 탄 뒤 며칠 지나 껍질이 벗겨질까… 자외선에 손상된 세포를 밀어내는 과정
강한 햇볕을 오래 쬔 뒤 피부가 붉어졌다가 며칠 후 얇은 껍질처럼 벗겨지는 경우가 있다. 특히 여름철 물놀이를 하거나 야외활동을 오래 한 뒤 어깨와 등, 팔의 피부가 벗겨지는 일이 흔하다. 겉으로 보기에는 피부가 단순히 건조해져 각질이 떨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자외선에 손상된 피부세포를 정리하는 과정과 관련이 있다.
햇볕에 피부가 타는 현상은 자외선이 피부세포에 손상을 일으키면서 시작된다. 특히 자외선B는 피부 표면 가까이에 강한 영향을 주어 세포의 DNA를 손상시키고 염증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우리 몸은 이런 손상을 감지하면 해당 부위의 혈관을 확장시키고 여러 염증 물질을 만들어낸다. 햇볕을 많이 쬔 뒤 몇 시간 지나 피부가 붉어지고 뜨거우며 따끔거리는 이유다.
심하게 탄 경우에는 옷이 닿는 것만으로도 통증을 느끼거나 피부가 붓기도 한다. 더 강한 손상이 발생하면 물집이 생길 수도 있다.
피부가 벗겨지는 현상은 대개 햇볕을 쬔 직후가 아니라 며칠 뒤 나타난다.
자외선으로 심하게 손상된 피부세포 가운데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하기 어려운 세포는 스스로 제거되는 과정을 거친다. 이후 아래쪽에서 새로 만들어진 세포가 올라오면서 손상된 표면 세포가 떨어져 나간다.
이때 여러 개의 각질세포가 한꺼번에 떨어지면 피부가 얇은 막처럼 벗겨지는 모습으로 보일 수 있다.
따라서 껍질이 벗겨진다는 것은 피부가 새로 생기기 위해 일부러 각질을 벗겨내는 미용적인 과정이라기보다 이미 자외선 손상이 발생했다는 신호에 가깝다.
벗겨지는 피부를 손으로 잡아당기는 행동은 피하는 편이 좋다.
이미 떨어질 준비가 된 각질만 자연스럽게 탈락하면 큰 문제가 없지만 아직 아래 피부와 붙어 있는 부분까지 억지로 뜯으면 새로 회복되는 피부가 함께 손상될 수 있다. 따갑거나 피가 나고 이후 색소침착이 남을 가능성도 있다.
스크럽이나 때밀이 수건으로 남은 피부를 한꺼번에 제거하는 것도 피부 자극을 키울 수 있다.
햇볕에 탄 피부는 피부 장벽이 약해져 평소보다 수분을 쉽게 잃는다. 이 상태에서 강하게 문지르거나 각질 제거제를 사용하면 건조함과 따가움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피부가 뜨겁고 붉은 초기에는 열감을 낮추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시원한 물수건 등을 이용해 피부를 진정시킬 수 있지만 얼음을 피부에 직접 오래 대는 것은 피해야 한다.
샤워 역시 너무 뜨거운 물보다는 미지근하거나 시원한 정도의 물을 사용하는 편이 낫다.
씻은 뒤에는 자극이 적은 보습제를 발라 피부의 수분 손실을 줄이는 것이 좋다. 향이나 알코올 성분이 강한 제품은 손상된 피부에서 따갑게 느껴질 수 있다.
햇볕에 탄 뒤 피부가 갈색으로 변하는 것은 멜라닌 생성과 관련된다.
자외선에 노출되면 피부는 추가적인 자외선 손상을 줄이기 위한 방어반응으로 멜라닌 생성을 늘린다. 이 때문에 붉은 기운이 가라앉은 뒤에도 한동안 피부색이 어둡게 남을 수 있다.
피부가 벗겨졌다고 자외선의 영향까지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반복적인 자외선 노출은 피부 노화를 촉진하고 기미와 검버섯 같은 색소 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피부암 위험도 높일 수 있다.
특히 물집이 생길 정도로 심한 일광화상을 반복해서 경험하는 것은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넓은 부위에 심한 물집이 생기거나 통증이 매우 심한 경우, 발열이나 오한, 어지럼증과 같은 전신 증상까지 동반된다면 단순한 피부 관리만으로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햇볕에 타는 것을 막으려면 피부가 붉어지고 나서 관리하는 것보다 노출 자체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자외선이 강한 시간대의 장시간 야외활동을 피하고 옷과 모자, 자외선 차단제를 적절히 활용할 수 있다.
특히 물놀이나 땀을 많이 흘리는 활동에서는 자외선 차단제가 씻겨 나갈 수 있으므로 상황에 따라 다시 바르는 관리가 필요하다.
햇볕에 탄 뒤 피부가 벗겨지는 것은 묵은 각질이 제거되는 단순한 현상이 아니다. 강한 자외선에 손상된 피부세포를 몸이 정리하고 새로운 피부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변화다. 따라서 껍질을 빨리 벗겨내려고 하기보다 추가적인 자외선과 자극을 피하고 피부가 자연스럽게 회복될 시간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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